"아무것도 제대로 안되는 더러운 기분이네."

벌써 4월 5일이다. 아직 3학년이라는것또한 믿기지않는데 4월이라니. 물론 전국에있는 모든학생들 또한 현실감을 가지고있는 학생은 그닥없을 것 같지만.
내일은 4월모의고사,다음주 수행평가를 줄 꼬듯이 해결하고 나면 새삼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정신없이 4월이 지나가겠지. 그럼 5월이다.

학교에 매일 등교하고 나서부터는 시간감각이 사라진것같은 느낌이 든다. 심지어 하교할때 선생님들이 집다녀오세요~라며 인사해주시는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밖에는 벚꽃이 만개했는데 차마 나가서 마음놓고 놀지는 못하고 창밖으로 이리저리 훔쳐보고있다.

슬럼프는 호수에 안개끼듯이 찾아온다. 생각도 못한사이에 아무것도 제대로 하고있지않은 나를 발견한다. 일주일의 모든시간을 공부에 할애하면 그마마 불안감이 사라지지만 몸이 따라가지 않는다는게 함정이다.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중요한것 같은데 도데체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하고 읖조린다.

"뭐든지 완벽한사람이 있단말인가."

어제 엄마와 나눈 이야기는 이러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은 겨우 20년이 되어가지만 지금까지 보아온 S대 사람들은 무언가가 결여된듯한 느낌이었다. 관찰력하나는 자신있는 나였기에, 이상한 느낌이 들면 대부분 잘 들어맏곤 했었다. 그렇지만 대학이 추구하는 것이란 무엇인가. 대학은 인성과 능력을 모두 갖춘학생을 찾는다. 하지만 요근래 내가 살아온 짧은 경험으론 두가지를 다 가진다는 건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적당한 정도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

대개 공부를 선택할때에는 항상 뭔가를 포기해야한다. 친구들과 놀시간을 줄여야하고, 그럼에도 원만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한다.

이 얼마나 극단적인 혼합레시피란 말인가.

엄마는 이렇게 전했다.
대학도 그걸 알고있으며 모든것을 갖춘학생을 찾는다는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우니 몇가지를 간추려 뽑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소위말하는 인재상이라는 것이다.

리더.
대개는 모두 글로벌리더를 찾는다.
물론 적성에 리더가 맞는다고 해도 요즘은 문뜩 이런 생각이든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사실 극소수다. 그 극소수의 자리를 위해 대한민국의 모든학생을 리더로 키운단말인가? 현실을 제대로 못보고있는게 아닌가.
사실 리더보다 중요한자리는 직속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마치 행정상으론 교장선생님보다 교감이 중요한것처럼.

사실 제대로 된 리더란 능력을 갖추면서도
다른사람들에게 신뢰를 줄수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타인을 움직일수있어야한다.
타인을 움직일려면 어떻게해야 하는가.

진심으로 자신을 내보일수있어야한다.
자신을 내보이고 쏟아지는 비판과
이야기들을 당해낼 수 있을만큼
강하고도 부드럽고 유연한 사람이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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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0) 2016.04.20

점심이 지나도록 내내 비가 오고 있었다.   집에 혼자 있자니 막상 하고 싶은게 많다가도 할게 없었다. 딱히 하고싶은게 없다고 어느순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상은 항상 피곤함에 물들어있었고, 새학교로 전학하면서부터 피로감은 더했다. 새친구를 사귀어야하고, 이미 만들어진 규율과 체계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앉는다는것은 여간 쉬운일이 아니다. 


그날도, 이렇게 비가 왔었지,하며 생각에 잠긴다. 여전히 예전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한 채로 계속 생각을 억지로 덮어 씌워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나로써도 그 일에 대해 기억해내는 것을 언제나 꺼려했다. 그 일에 관한 기억의 열쇠는 마치 바닷가에 내버려 두고 온듯, 모래사장에 조용히 묻혀있을 터였다.


" 슈퍼에 옆집 아줌마 왔던데 진짜 인상이 무서웠어. "  


심부름을 갔다온 내 동생이 열변을 토로했다. 


" 그래도 그 슈퍼에서 파는거 품질은 좋아. " 


그렇다. 아무리 편견을 버리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어쩔수가 없는것이다. 편견같은것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보이는 것을 판단하는것의 문제니까.   그때도 처음 그 애를 만났을때는 그랬다. 어딘가 촌스런 옷을 입고 다닌다고 생각했다. 학원선생님의 딸이 아니었다면 나는 친하게 지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 애와 이야기를 나누고,수업을 함께 듣고, 내가 한참 많은 일들을 겪고 난 후에야 그 애가 받았던 많은 상처들, 동생들을 지키기위한 그 애의 노력, 그리고 선생님이자 아버지로 그 애에게 가해진 폭력과 기정사실을 비로소야  알수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세상사람들은 대부분 잘 먹고 살고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 텔레비젼에 나올만큼의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고있었다. 현실과 마주하고, 주변과 마주한순간의 충격은 지금도 가시질 않는다.


 문뜩, 가끔씩 그애가 떠오른다.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오늘은 선생님이 집에 돌아와 난장판을 치지는 않았을까하면서도 내가 참견할 일이 아닌것같아 기억속에서 잊으려고 저만치 바닥의 깊숙한 심연에 묻어둔다.


  내 주변에 그런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본 적도 , 상상조차 해보지 않은 나였다.  그렇게 그냥 전학을 와버린 나로써는 해결해줄수도 없는 문제이거니와,머릿속에서 빨리 지워야하는 일이었다.


" 아까 엄마가 약 먹으라고 했디, 니 약먹었나? "


" 먹었다!!"  


내가 대답했다.  


이상하게도 수많은 일이 일어났던 고등학교 1학년을 지나, 스스로도 성숙해짐을 느꼈다. 달라진 고등학교와 주변환경, 어쩌면 내가 너무 풍족하게 살았다고 느끼게 되는 환경속에서.  


일반계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사고로 전학한 나는 초반 굉장한 부담감에 빠져있었다. 자사고라는 타이틀, 그 부담이 나를 다시한번 내리 누르고 있었다.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최고조에 달아 있었다. 그때쯤 사촌오빠가 중학교를 중퇴하면서 검정고시를 치고 수능을 볼꺼라는 말을 전해들었다. 잘해야한다는 마음에, 나는 당연히 성공할 수 있을거라고 자신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드는 불안감.  한 겨울에 피어오르는 입기처럼, 프림이 퍼지듯 피어올랐다.  당연히 할 수 있을거라 자신하던 나는 어느샌가 중학교 속에서 멈춰있었다. 고등학교에 와서 가장 달라진 점은 내가 밑에서 어느 정도인지, 그 정도를 알게되었다는것. 내 자신에 대해서 한없이 겸손해지는방법을 알게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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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그라운드(3)  (0) 2016.04.24


근황에 관해서

만우절여파가 장난이 아니다. 

만우절날 사실 일찍일어나서 학교에 빨리 가고싶은 마음에 들떠있었다. 

학교에 갔더니, 아니 불시에 하겠다는 수학 N기출 검사를 지금하겠다는거다. 

사실 담임쌤이 계속 불시에 검사한다는 말을 했었기때문에 

감쪽같이 망했다면서 처음 수행평간데 어떡하냐고 애들끼리 울상이고..

그렇게 책을 다 거두어서 교무실에 내고오는데, 

갑자기 수학과 선생님들이 "즐거운 만우절보내세요 여러분~" ......

하 뒷통수..... 그래서 결국 1교시부터 하루종일 만우절 장난치고 놀았다. 

(문제는 쌤들이 학생을 골려먹은게 대부분-1교시부터 뒷통수를 3번정도 맞았다고 한다..)


그리고 8.9교시자습시간에 전교생이 다 기절....한듯이 잤다 ㅋㅋㅋㅋㅋㅋ



어제 수성못에 벚꽃을 보러 다녀왓다. 

사람도 정말많고...차도 많고,, 지하철도 꽉차있었다.

(사실은 진짜 압사가 가능할지도 모르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랑 사진찍고 핫도그를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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